퍼즐로 대화하기

퍼즐로 대화하기

디자이너와 플레이어가 한 팀이 되어 대화하듯 게임을 만들기.

퍼즐을 통해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언어적 요소가 없는 캐주얼한 퍼즐게임에 디자이너의 의도를 심어놓고, 플레이어의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발전시키는 게임디자인 과정.

보드게임 재료와 오픈소스 툴인 PuzzleScript로 퍼즐게임 만들기.

Puzzle은 ‘멈추고 생각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러한 의미를 갖는 ‘퍼즐’은 어떤 게임에서든지 발견할 수 있다. 1인칭 슈팅게임에서 조차 나를 겨누는 상대방을 피해서 다른 적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플레이어에게 멈추고 생각하는 과정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주어지며, 플레이어는 그 때마다 멈추고 생각하는 것을 반복한다. 이렇듯 게임 메커닉에 있어서 퍼즐을 활용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스스로 반복을 통해 퍼즐을 이해해나가게끔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 게임은 세 명을 한 침대 안에 재울 수 있어야 한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퍼즐게임을 구성한다. 이는 퍼즐 메커닉에 간단한 주제가 접목되어 컨셉을 담은 퍼즐 게임을 시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퍼즐 그 자체가 갖는 메카닉적 즐거움에 색다른 주제와 같은 아이디어가 더해진다면 게임의 즐거움은 배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게임 아이디어에 퍼즐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실험해 보기 위해 퍼즐을 플레이하며 퍼즐 매커닉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우리는 각자가 만들고자 했던 게임 아이디어를 공유해, 이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퍼즐적인 요소로 풀릴 수 있을지 간단한 보드게임을 만들어 함께 고민해보기로 했다.

서로 관심이 있는 주제 혹은 퍼즐 메커닉에 따라 총 7팀으로 구성이 되었다.

Pangyo Delivery : 아파트의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택배를 시간 안에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게임.

Bridge 2(집으로 가는 길) : A, B 두 명의 플레이어가 서로 경쟁하여 목표 집에 도달해야 하는 게임.

Recycling Master : 분리수거를 마스터하기 위한 보드게임.

빗물담기 : 약간의 계산으로 비가 새는 지붕을 고쳐주기 않는 집주인에게 복수하는 귀여운 퍼즐 게임.

개와 나 :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 개와 단 둘이 위험을 피해 안전한 곳을 찾아가는 게임.

댕댕아, 돌아와!(Come Back Home) : 집을 나가려는 댕댕이를 막아야 하는 게임.

아이템 조합 : 우울한 주인공을 집까지 갈 수 있게 하는 아이템을 키워드 조합을 통해 도출해내야 하는 게임.

*팀 별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의 상세한 룰은 보드게임 프로토타이핑 결과 링크 참조. *

퍼즐은 ‘장애요소와 - 장애요소의 해결’의 반복과정을 통해 퍼즐의 구성 목표에 도달하는 기본 원리를 가지고 있다. 단계, 게임 레벨이 올라갈수록 장애요소를 하나씩 더해간다. 이런 기본 원리와 더불어 퍼즐을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가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게임의 컨셉마다 시각적 표현 방식은 완전히 달라질 수 도 있다. 기존 고정관념을 벗어난 표현으로 각 팀별로 설정한 게임 컨셉을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도록 시각적 표현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었다.

팀별로 만든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을 PuzzleScript 툴을 활용해 웹으로 구현해 보기로 한다.

PuzzleScript는 기존의 만들어진 게임들의 해킹을 통해 게임을 만드는 툴이다. 즉 이미 만들어진 게임들의 소스 코드를 참고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PuzzleScript 의 가장 큰 장점은 갤러리에 있는 많은 예제들의 소스 코드가 다 공개, 공유되어 있다는 점이다. 퍼즐이라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매커닉이 등장하긴 어렵다. 대부분 기본 원리가 되는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변용하는 메커닉일 뿐이다. 이러한 퍼즐의 특장점을 가장 잘 활용한 툴이 바로 PuzzleScript이다.

우리는 팀별로 보드게임 제작을 통해 구성한 퍼즐 매커닉의 기본 원형을 찾아 PuzzleScript에 공유된 소스 코드를 참고하여 구성해보았다. 팀별로 ‘장애요소와 – 장애요소의 해결’로 구성되는 퍼즐의 가장 기본적인 1단계를 만들어냈다.

퍼즐은 순전히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결과물일 것만 같지만, 1단계의 퍼즐을 만들어 내면서 퍼즐의 구성은 디자이너만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디자이너는 오히려 플레이어가 되어 퍼즐을 플레이 하는 과정을 겪어야만 퍼즐을 디자인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는 보드게임을 제작하고 직접 플레이 테스팅하는 과정을 거쳐 퍼즐의 프로토타입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퍼즐 게임을 만들어내는 시간을 가짐으로서 디자이너와 플레이어가 한 팀이 되어 직접 플레이 하고 피드백 하면서, 비로소 ‘퍼즐과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